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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10일 목요일
■ 동아일보
지금 우리 사회는 심각한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다. 자고 나면 터지는 각종 부패 비리 사건은 올바르게 살아가려는 많은 국민을 힘 빠지게 하고 있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엊그제 감사원에서 한 특강은 오늘의 나라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게 한다. 김 추기경은 “요즘 우리나라는 각종 게이트와 리스트가 난무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제 발전이 이뤄지면서 부패도 심해지는 것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는 배금사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에 결핍돼 있는 준법정신과 정직하고 성실한 인간상의 회복을 거듭 강조했다.
직업의 특성상 금융 시장의 미공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사익(私益)을 위해 쓰는 행위는 패를 미리 알고서 돈을 거는 사기도박과 마찬가지다.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알려줘도 내부자 거래에 해당한다. 하물며 주식과 돈을 뇌물로 받고 실제 뉴스 가치보다 부풀려 기사를 써 투자자들에게 그릇된 정보를 제공한 것은 건전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중대한 범죄이다.
검찰이 또 한번 국민을 실망시켰다. 대전지검이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초도순시를 위해 경찰 순찰차의 에스코트를 요청하는 등 시대착오적인 영접 준비를 한 것은 이미 희미해진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깎아내리는 작태다. 그동안 국민의 비난을 받아온 검찰이 자중하기는커녕 아직도 스스로를 특별한 예우를 받아야 할 권력기관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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