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신문사설/2002년

동아일보 사설 2002년 1월 24일 목요일

꿍금이 2016. 12. 17.


동아일보 신문사설로 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이슈

 2002년 1월 24일 목요일



■ 동아일보

 아직 정신 못차린 청와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씨의 진도 앞바다 보물 발굴사업 개입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보인 자세는 또 한번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고 있다. 오홍근(吳弘根) 대변인은 어제 “대통령의 친인척이라고 해서 대통령과 관련지으려는 일부의 시도는 적절치 않다”는 내용의 반박논평을 냈다. 이런 경우에 쓰는 용어가 바로 ‘적반하장(賊反荷杖)’일 것이다. 대통령 친인척이 깨끗하지 못한 사건에 개입해 온 나라를 들쑤셔 놓았으면 김 대통령이나 청와대로서는 우선 사과하는 것이 순서일 텐데 오히려 정반대로 나가고 있으니 할말을 잃게 된다.



 금강산사업 이런 식으론 안된다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이 엊그제 자민련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는 장기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의 주체를 현대에서 정부로 바꿀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 것은 단순한 말실수로 넘길 일이 아니다. 통일부에 이어 청와대까지 홍 장관의 말을 ‘해명’하고 나섰다지만, 이 말에는 현 정부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대북정책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속마음’이 담겨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홍 장관은 또 “금강산 관광사업은 경제사업으로 시작됐으나 이젠 정치사업, 평화사업으로 변한 게 사실이며 따라서 남북협력기금 지원도 결국 평화비용을 투입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정부가 이제껏 내세워 온 정경분리(政經分離) 원칙을 포기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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