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신문사설/2002년

동아일보 사설 2002년 1월 30일 수요일

꿍금이 2016. 12. 17.


동아일보 신문사설로 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이슈

 2002년 1월 30일 수요일



■ 동아일보

 '정치개입 않겠다' 또 거짓말

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 총재의 어제 청와대 만찬회동을 단순히 대통령이 야당 총재에게 국정협조를 요청한 자리였다고 믿기는 어렵다. 공식적인 발표 외에 무슨 ‘꿍꿍이속’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는 그럴 만한 충분한 상황 근거가 있다. 요즘 민주당 내 중도개혁포럼은 내각제 공론화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3당 합당을 통한 정계개편설도 시끄럽다. 이른바 ‘반(反)이회창 연대’로 연말 대통령선거에서 이겨보자는 정략적 움직임이다.



 이런 개각 왜 했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9일 단행한 개각과 청와대 비서진 개편은 한마디로 국민의 기대와 시국의 중요성을 도외시한 인사다. 임기 1년 동안 온갖 ‘게이트’로 얼룩진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지향점이나 청사진도 없이 오직 오기와 고집으로 밀고가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비리와 부패로 국가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시기인 만큼 참신한 인사들이 가급적 많이 입각해 난국 극복에 앞장서길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단행된 개각 내용을 보면 바뀌어야 할 사람은 바꾸지 않았고 새로 입각한 사람 역시 전문성이나 참신성이 없는 실망스러운 인사다.



 안정남씨 붙잡아와 수사하라

해외로 도피한 안정남(安正男)씨에 대해서는 국세청장 재직 시에도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단 한 건도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장관으로 영전했다. 언론사 세무조사라는 궂은일을 한 데 대한 보호와 배려를 아낌없이 받은 것이다. 

그는 작년 9월 국회에서 강화도 마니산에 올라 정도(正道) 세정을 다짐하고 4·19세대의 기백과 용기로 언론사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입만 열면 조세정의와 정도세정을 부르짖던 사람이 검찰총장의 동생이 찾아와 사채업자의 세금을 깎아달라고 부탁하자 그 자리에서 세금 감면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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