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신문사설/2002년

동아일보 사설 2002년 1월 31일 목요일

꿍금이 2016. 12. 17.


동아일보 신문사설로 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이슈

 2002년 1월 31일 목요일



■ 동아일보

 급하니까 DJP야합 재탕?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가 다시 만나 ‘우의’를 다짐하는 것을 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오로지 대통령선거 당선만을 위해 이념도 소신도 팽개친 채 만들어낸 ‘DJP연합’이라는 흘러간 필름을 다시 보는 것 같다. 

그제 밤 회동에서 김 총재는 “내각제 추진에 정치 여생을 쏟겠다”고 했고 김 대통령은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니 이것이 또 무슨 뜻인지 헷갈리기만 한다. 

무엇보다 필요에 따라 뭉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김 대통령의 자세를 이해할 수 없다. 



 법무장관 교체배경 석연찮다

김대중(金大中) 정부 출범 후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은 대체로 호남 총장-비호남 장관 또는 비호남 총장-호남 장관의 구도였다. 신승남(愼承男) 총장이 동생이 관련된 게이트 수사 잘못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처음으로 비호남 출신의 장관 총장 체제가 갖추어졌으나 정부는 결국 장관을 경질하고 말았다. 

대과 없이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던 최경원(崔慶元) 장관을 8개월 만에 경질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으나 그 본질은 정치권력의 검찰권 장악 의도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승남씨가 검찰총장 자리에 계속 눌러 있었더라면 최 장관은 경질 대상에서 빠졌을 것이다. 이렇게 장관이나 총장 중 하나라도 지역 연고가 같은 사람이 있어야 안심하는 풍토에서는 검찰권의 독립이 요원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북한불신 뿌리깊은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어제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북한을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軸)’이라고 단언했다. 1년 전 첫 한미정상회담 때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회의를 갖고 있다”는 표현으로 드러낸 그의 북한 불신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강해진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대량파괴무기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잠재적 적국으로 상정하고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하원 의원들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들이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다짐을 박수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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