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일간신문 사설모음
2014년 1월 1일 수요일
7개 신문사 사설로 알아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이슈 주요 토픽
■ 조선일보
2014년 새해에도 우리 앞엔 많은 과제가 던져질 것이다.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올해도 정치는 계속 요동칠 게 분명하다. 경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저성장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발버둥을 쳐야 한다. 공기업 개혁처럼 갈등과 저항을 넘어가야 할 일도 한둘이 아니다. 나라 밖으로는 '미국·일본 대(對)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치 구도가 더욱 첨예화하면서 우리가 설 자리를 좁혀 올 일이 걱정이다.
■ 중앙일보
‘파란 말의 해’ 갑오년(甲午年)의 새해가 밝았다.
오늘 아침 우리가 희망만을 이야기하기에는 갑오년의 역사적 그림자가 너무 무겁다. 1894년의 한반도를 기억하는가. 그해 갑오년은 동학농민운동으로 시작됐으며, 청일전쟁으로 막을 내렸다. 온 나라가 개화와 수구, 사대와 자주로 갈라져 열강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1954년의 한반도도 잊을 수 없다.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서, 1인당 소득 70달러의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섰다. 그 후 60년 동안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기적을 이뤄냈다.
다시 갑오년을 맞는 우리는 기로에 섰다.
■ 동아일보
딩동! 도어벨의 경쾌한 울림과 함께 오늘 아침 이 땅의 모든 이에게 선물이 도착했다. 어느 지위에 있건, 어디에 살건, 부자와 빈자(貧者) 그리고 노소(老少)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받은 선물이다. 주소불명이나 수취인 거부도 통하지 않는다. 달라진 도로명 새 주소로 단 한 사람도 빠뜨림 없이 찾아온 그것은 2014년 바로 일 년 치 시간이다.
새해 첫날이면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태양도 새삼 경건히 맞이한다.
100년 전 세계를 뒤덮었던 먹구름이 지금 동북아시아로 몰려온다. 1914년 사라예보에 울린 두 발의 총성에 산업혁명으로 싹튼 풍요와 테크놀로지, 세계화는 돌연 정지했다. 대영제국의 쇠락, 후발 산업국인 독일의 급부상과 군사력 증강, 내셔널리즘의 고조 등이 제1차 세계대전으로 폭발한 것이다. 유럽은 또 한 번의 세계대전을 치른 후에야 유럽연합(EU)을 통해 평화를 찾았다.
여야가 어제 국가정보원의 정치 개입을 확실하게 차단하기 위한 여러 장치에 합의했다. 국정원 개혁이 처음으로 국회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은 시대적 의미가 크다. 국정원은 이번 개혁을 통해 정치 개입이라는 ‘비정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 한겨레
‘드디어’ 새해다.
2014년 새해 아침이 이토록 각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 한 해가 이 땅의 백성들에게 너무도 길고 고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난해 연초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그리고 평화가 구현되는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한 새 정권에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적어도 역사적 퇴행을 거듭한 이명박 정권의 5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란 바람을 가졌던 것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철저한 배신으로 되돌아왔다. 경제민주화나 복지는 대선을 위한 눈가림용 구호였음이 판명났다. 대선 승리를 위해 차용했던 가면을 벗어던진 박근혜 정권의 본색은 이명박 정권보다 더 퇴영적이고 더 몰역사적이었다.
■ 서울신문
2014년 새 아침이다.
새해는 밝았지만 나라 안팎의 정세는 거친 파도를 만나 험난하다. 구한말인 120년 전 갑오(甲午)년 그해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각축이 한반도로 밀려들고 있다. 안으로는 성장동력은 약화된 반면 복지수요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증대되면서 사회 구성원들 간 갈등은 확산일로다. 게다가 우리는 시한폭탄 같은 북한 김정은 세습정권까지 머리에 이고 있다. 대한민국 호(號)에 탄 우리 모두가 손을 굳게 맞잡고 격랑의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야 할 때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 한 해를 과거에 발목이 잡혀 허송했다.
■ 국민일보
엄혹한 한반도 주변 정세… 국익과 산업경쟁력이 우선
한반도 주변 사정이 엄혹하다. 기어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며 계획적인 도발의 행보를 내디뎠다. 과거사 문제에 있어 일본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기대했던 한국은 대일(對日) 전략을 수정해야 할 판이다. 앞으로 윤곽을 드러낼 일본의 헌법해석 개정과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더 큰 갈등을 몰고 올 것이다. 대형 파고가 몰려오는 동북아의 캄캄한 밤에 망나니처럼 칼을 빼드는 일본을 우리는 이웃하고 있다.
■ 매일경제
올해는 말 중에서도 가장 진취적인 청마(靑馬)의 해다. 대한민국도 준마처럼 힘차게 달려 다시 한 번 웅비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는다.
올해 대한민국호(號)는 경제ㆍ안보ㆍ정치 3대 분야에서 난국을 잘 극복해야 한다.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며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박근혜정부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우리가 선진국으로 퀀텀 점프하는 데 필요한 도약대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 경제는 올해 미국ㆍ일본을 중심으로 나아질 것이란 관측이지만 래리 서머스 같은 전문가는 확신을 못한다. 안보지형도 불안하다.북한이 정변에 휩싸여 언제 급변 사태로 치달을지 모르고 동북아는 대륙(중국)과 해양(미국ㆍ일본) 세력이 충돌하는 화약고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극한 대치만 계속했다. 코레일 파업과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 보듯 집단과 지역 갈등 조정은 지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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