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신문사설/2001년

동아일보 사설 2001년 1월 23일 화요일

꿍금이 2016. 9. 3.


동아일보 신문사설로 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사이슈

 2001년 1월 23일 화요일



■ 동아일보

전태일 김상진을 생각한다

역사는 ‘인간 정신의 궤적’이라고도 한다. 전태일과 김상진이 ‘구전(口傳)의 열사(烈士)’에서 법률상의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공인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떠올리는 대목이다. 당대의 인간이 죽음을 무릅쓰고 왜 싸웠고 무엇을 얻었는가, 당대 사람들이 무엇을 만들어 세웠고 무엇을 무너뜨렸는가, 이런 것들을 해석하고 적어 정확한 궤적을 남기는 것이 역사 기술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년, 30년 넘은 오늘에야 공식적으로 유공(有功)을 인정하는 것은 늦은 것이긴 해도 당연한 선택이다. 전태일과 김상진 두 사람을 역사 위에 공인(公人)으로 복권(復權)시키고 소외되고 가려진 ‘70년대 정신’에 당당한 이름을 부여하며, 역사의 궤적에 편입시키는 것은 우리 살아 남은 사람들의 의무다.



필리핀 시민혁명 이후의 과제

부패하고 무능한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밀어내는 또 하나의 시민혁명을 이룬 필리핀의 미래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필리핀 시민들은 86년에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하야시킨 바 있다. 

98년 선거에서 이겨 대통령에 오른 에스트라다는 오랜 도박과 술친구들의 검은 손에 둘러싸여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그는 영화배우로서 인기를 누렸고 그것을 바탕으로 고향의 민선시장을 거쳐 상원의원과 부통령에 당선되는 등 대중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그가 대통령 선거에서 사상 최대 표차로 당선된 것은 고생스러운 현실에서 자신들을 구해 줄 지도자를 희구해 온 빈민계층이 전폭적으로 지지한 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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